암호화폐(코인·가상자산) 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의 역할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720억 달러( 약 234조 4016억 원) 규모에 이르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암호화폐 가격 상승의 주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미국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가 암호화폐 데이터 분석업체 코인마켓캡(CoinMarketCap)의 앨리스 리우 수석 연구원의 분석을 인용해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리우 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워렌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가 보유한 거대한 현금 자산에 비유하며 가격 상승의 시기가 오면 언제든지 시장에 자금이 투입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와 같은 법정 화폐에 가치를 고정한 암호화폐다. 비트코인(BTC)이나 이더리움(ETH)처럼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과는 달리 가격이 안정적이다. 최근 몇 년간 암호화폐 시장이 변동성을 겪으면서, 투자자들은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스테이블코인을 많이 활용했다. 특히 2022년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규모는 1870억 달러로 정점을 찍었다. 현재 규모는 당시보다 약 8%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리우 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을 ‘대기 중인 자금’으로 표현하며, 이들 자금이 다시 암호화폐로 전환되면 가격 상승을 크게 견인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자금을 현금으로 보유하고 싶어 한다. 이는 암호화폐 투자자들이나 기관 투자자들 모두에게 해당된다”며 이러한 자금이 다시 시장에 유입되면 상승장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도 올해 2분기 말 기준 2770억 달러에 달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1분기 대비 46% 증가한 수치다.
암호화폐 거래소에 보관된 스테이블코인은 언제든지 시장에 빠르게 유입될 수 있다. 역사적으로 스테이블코인이 거래소에서 증가하면 암호화폐 가격 상승이 뒤따랐다는 데이터도 있다. 암호화폐 데이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CryptoQuant)에 따르면, 올해 들어 거래소에 보관된 스테이블코인 수량이 20% 증가했다. 이러한 지표는 스테이블코인이 암호화폐 상승장을 이끄는 주요 동력이 될 가능성을 높인다.
스테이블코인이 시장에서 중요한 이유는 거래 방식에도 있다. 리우 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의 막대한 유동성이 암호화폐 시장이 다시 상승할 때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디파이(DeFi) 프로토콜을 통해 수익을 얻는 데도 활용되지만, 여전히 상당 자금이 언제든 시장에 투입될 준비가 돼 있다.
한편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주요 암호화폐는 아직 2021년에 기록한 사상 최고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스테이블코인은 이미 그 시절의 자금 규모를 거의 회복한 상태다. 스테이블코인은 현재 전체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결제된 가치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비트코인(25%)과 비교해도 매우 큰 비중이다.
결국 암호화폐 시장이 다시 상승세를 탈 때 스테이블코인이 불씨를 키우는 데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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