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소설 번역한 프랑스 번역자, 노벨상 수상 소식 듣고 ‘눈물’ 펑펑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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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가 2024년 노벨 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의 문학적 성취는 세계 문학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특히 그의 작품을 프랑스어로 번역한 피에르 비지우씨는 이날 수상 소식에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지난 10일 한국인 소설가 한강「사진」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 뉴스1

11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비지우씨는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와 ‘작별하지 않는다’ 등을 번역하며 한국 문학을 유럽에 소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는 인터뷰에서 “한강의 노벨상 수상 소식을 듣고 펑펑 울었다”며 “정말 환상적인 일이 벌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비지우씨는 그의 문장이 “악몽마저도 (서정적인) 꿈처럼 느끼게 한다”고 설명하며 한강의 글이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고 말했다.

그는 한강의 소설을 “내면의 은밀한 경험이 역사와 어깨를 마주하고 고통과 사랑이 눈밭에서, 숲에서, 그리고 격정의 불길 속에서 흔적의 길을 남기는 가슴 아린 작품”이라고 정의했다.

유럽 문학계는 한강의 수상을 “최근 문학계의 큰 흐름에 부합하는 수상 소식”으로 평가하고 있다.

일부 문학 전문지에서는 그가 ‘아시아의 여성 작가’라는 점을 강조하며 다양한 관점에서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비지우씨는 이러한 의견에 반대했다.

그는 “한강 작가의 작품들을 어떤 분류나 트렌드에 맞춰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며 “그의 문학은 시대와 상황을 뛰어넘는 인간의 보편성에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단순히 아시아 문학이나 여성 문학의 승리가 아니라, 문학 그 자체의 승리이며, 문학의 지평을 넓힌 중요한 사건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비지우씨는 1992년 문학 전문 출판사 ‘르세르펑 아플륌’을 창립한 이래 30년 넘게 편집자 겸 출판인으로 활동해왔다.

그는 2010년대부터 한국 문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며 2019년부터는 주로 한국 작가의 작품을 출판하는 마탕칼름을 운영하고 있다. ‘1982년생 김지영’을 비롯해 한국 소설 10여 권을 번역한 그는, 한강의 작품을 통해 한국 문학의 깊이를 더욱 넓혔다.

그는 한국 문학과의 첫 만남을 오정희 작가의 ‘바람의 넋’에서 시작했으며 이후 김연수와 하일지 작가의 작품을 접하면서 한국 문학의 폭을 넓혀갔다. 특히 한강과의 인연은 그에게 큰 전환점이 됐다고 밝혔다.

한강의 노벨상 수상 이후 한국 문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비지우씨는 깊은 우려를 표했다.

그는 “K팝, K드라마에 이어 K문학(K-Lit)의 시대가 왔다”고 언급하며, 한국 문학이 세계적 인기를 얻는 가운데 “넷플릭스화”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토로했다. 최근 한국 문학이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각색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한국적 특수성이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장르 문학에서 이러한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비지우씨는 한국 문학이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면서도 고유의 독특한 상상력과 특유의 정서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강의 아버지인 소설가 한승원은 11일 전남 장흥군 안양면 율산마을의 ‘한승원 문학 학교’에서 회견을 열고 “한강에게 노벨문학상을 준 것은 한림원 심사위원들이 ‘사고를 친 것'”이라며 웃으며 한강 작가의 어린 시절 가족사진을 공개했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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