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의 관상을 근거로 미국 액트지오(Act-Geo)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증권사 분석 보고서가 논란이다. 액트지오는 동해에 최대 140억 배럴 규모의 석유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 미국 석유탐사업체로, 신뢰성 등에서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대표가 방한한 지난 5일 ‘영일만 친구’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아브레우 대표는 포항 영일만 일대 기초 탐사를 진행한 지질학 전문가다. 메리츠증권은 보고서에서 아브레우 대표를 언급하면서 영일만 가스전 테마 관련 기업들을 나열했다.
논란이 된 부분은 액트지오 대표를 평가한 멘트다. 이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아브레우 대표에 대해 “한국인이 좋아하는 빠른 속도의 피드백”이라며 “히딩크를 닮은 관상으로 사기꾼이 아닐 확률 상승”이라고 적었다.
아브레우 대표가 2002년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끈 거스 히딩크 전 축구대표팀 감독을 외적으로 닮았기 때문에 믿을 만하다는 의미로 쓴 것으로 풀이된다.
이 보고서는 증권사 공식 홈페이지와 공식 텔레그램 등을 통해 곧바로 시장에 전파됐다.
증권사의 각종 보고서는 대개 투자자들에게 정확한 투자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작성된다. 철저하게 분석된 시장의 흐름이나 각종 공시, 기업가치를 기반으로 작성돼 하나의 사업에 대한 미래 가치를 판단하는 중요한 근거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수천억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정부 추진 사업에 대한 전망을 객관적 자료가 아닌 관상을 가지고 판단한 것에 투자자들과 누리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료가 내부에서 걸러지지 않고 발간된 것을 놓고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의 발간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해당 자료 말미에는 컴플라이언스(내부통제) 규정을 준수했다고 돼 있다.
반면 증권사 리서치센터 보고서나 자료의 내용과 형태가 가벼워지는 흐름에서 나온 단순 해프닝이라는 지적도 있다.
현재 메리츠증권은 문제가 된 부분을 삭제하고 보고서를 다시 올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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