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7년 연애 끝에 결혼생활 8년 차인 채운방이라고 합니다. 저는 잦은 이사로 다양한 주거 형태를 겪는 중인 제주도민이기도 한데요. 제주도로 이사 온 지 한 달 반 정도 되었네요. 요즘은 새로운 집을 꾸미기 위해 여러 참고 자료와 각종 아이템을 열심히 찾고 있어요.
무작정 이사, 그리고 ‘제주’
저희 부부가 살고 있는 이 집은 마당을 제외하고 30평 정도 되는 단독주택형 타운하우스입니다. 갑자기 제주도로 이사 오자는 남편의 말 한마디에 지금의 집을 단 이틀 만에 계약하고 왔습니다. 상황상 매물을 찾기 위한 온라인 조사는 4~5시간 정도 밖에 할 수 없었고 원하는 조건의 단독주택은 정말 드물었어요.
하지만 모든 조건이 완벽한 집을 찾다가는 절대 제주도로 이사를 못 온다고 생각했었죠. 긴가민가한 두 곳을 후보로 선택했고, 한 곳은 옆 건물 공사로 방문 불가하다 하셔서 결국 단 하나의 집만 볼 수 있었어요. 별 기대 없이 방문했는데 생각보다 마음에 들어 몇 시간 고민 후 이 집으로 결정하게 됐어요.
개방감과 안정감이 있는 거실
가장 먼저 보여드릴 공간은 1층 거실입니다. 거실은 가구배치로 원하던 느낌을 표현했어요. 구조상 주방을 지나면서부터 탁 트인 느낌을 받으며 들어오게 되는데요. 소파에 앉았을 때도 공간 자체의 개방감이 그대로 느껴지길 바랐고 아늑함도 더해주고 싶었어요.
무엇보다 거실로 들어섰을 때 TV와 스피커를 곧바로 보이지 않게 두는 것이 가장 우선이었답니다.
그래서 지금의 배치가 탄생하게 되었어요. 소파에 앉으면 가로로 긴 벽 덕분에 개방감이 느껴지고, 정면 TV와의 간격이 가까워지니 아늑한 기분이 들어요. 물론 언젠가는 또 가구의 위치를 바꿔줄 수 있겠지만, 지금은 사진상의 배치가 가장 마음에 듭니다.
또 거실은 거의 한 벽면이 아예 슬라이딩 도어로 이루어져 있어 마당이 한눈에 보인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타운하우스이다 보니 건물 간격이 많이 넓진 않아서 사생활 침해 문제가 신경 쓰였어요. 다행히 옆집은 한 달에 한두 번 쉬러 오시는 듯하고 대부분의 집들이 블라인드를 내려두고 생활하시는 듯했어요. 한적한 동네라 지나다니시는 분들도 거의 없어서 매우 만족 중입니다.
원래 이 집의 모든 창에는 콤비 블라인드가 기본 장착되어 있었어요. 이걸 떼어내면 보관할 장소가 없어서 아쉽게도 기존 블라인드를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대신 기분 전환을 위해 패브릭으로 된 커튼을 달아 사용하기도 하는데요. 하늘하늘한 소재에 볕이 들 때면 더 예쁜 포인트가 됩니다.
저희 집은 지어진 지 1년 된 신축이다 보니, 딱히 도배와 장판이 필요한 상태는 아니었어요. 그래도 바닥은 웜톤, 벽은 쿨톤의 밝은 회색이라 제 눈에는 살짝 이질감이 느껴지는 상태예요. 게다가 검정색을 좋아하지 않는 저한테는 걸레받이, 문짝, 창틀이 전부 검정색인 게 자꾸 눈에 거슬리기도 해요. 이 부분들을 앞으로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아니면 적응할지 포기할지 저 자신도 궁금하네요.
다용도로 사용 중인 드레스룸
1층에 위치한 작은방입니다. 드레스룸, 자전거 보관용 창고 겸 저의 작업실로 쓰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미니멀 인테리어도 좋아하지만 창작물을 만들어내다가 정신없이 어지러워진 모습의 공간도 좋아하는데요. 다용도로 쓰는 김에 어지러워진 방 컨셉을 시도해 볼까 생각 중입니다.
그리고 남향이다 보니 이 방은 채광이 정말 좋은 편인데요. 작업 도중, 볕을 쐬다 보면 자연스레 힐링이 되는 기분이 들어요.
우리만의 공간 활용! 식탁 없는 주방
거실과 이어진 주방입니다. 주방에는 식탁 대신 건조기와 수납공간을 추가했어요. 남편은 바닥에 앉아 식사하는 걸 좋아하고 저는 어디서든 상관없으니 식탁을 진작에 없앴어요. 가구 하나를 없애니 주방 공간이 텅텅 비었고요.
주방에는 독특하게도 건조기를 들이기로 했습니다. 세탁실 앞에는 벽 콘센트가 없고 어차피 주방에 공간이 많으니 건조기를 싱크대 앞 한 가운데에 두기로 했죠. 건조기 위로 철제 선반을 설치해서 수납을 추가했어요. 이전 집에서도 건조기 가리려 구입했던 타공판 가벽이 있어서 또 활용했습니다.
건조기 뒷면은 가벽으로 옆면은 안 쓰는 패브릭으로 가렸어요. 천장까지 최대한 가리려 했는데 스프링쿨러처럼 보이는 것이 있어서 간격을 조금 두었고요. 지금은 임시 설치한 거라 어색해 보이는데, 추후에는 좀 더 탄탄한 무언가를 뒤에 받쳐 더 깔끔해 보이도록 만들 거예요. 혹은 제가 직접 촬영한 사진들을 크게 액자로 만들어 가리거나 작은 이미지들로 채워볼 예정입니다.
건조기 옆에는 아일랜드 식탁 겸 수납장을 설치했어요. 기존에 판매되는 아일랜드 식탁은 다음 집에서 쓸모 없을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좀 더 활용 범위가 넓은 철제 선반을 설치했어요. 이사 오기 전 집에서 벽지 대신 사용했던 큰 패브릭을 세탁 후 선반 위에 씌워 가렸고요.
그 위에 자리를 못 찾고 있던 커피 머신을 두었습니다. 패브릭을 깔아서 조리대처럼 바로 요리할 수는 없지만 조미료, 그릇 등은 올릴 수 있으니 주방 공간 활용이 좀 더 좋아졌어요. 부족한 수납에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그리고 위생상 마음에 들지 않지만 청소기 둘 곳이 마땅치 않아 냉장고 옆에 두었어요. 수납장을 더 구입하는 대신 네트망과 안 쓰는 패브릭으로 간단히 가려주었습니다. 이 또한 임시라 추후 어울리는 것을 찾아 네트망에 붙여주려 해요.
볕이 잘 드는 복도와 계단
현재 현관과 복도는 비워둔 상태입니다. 현관문에 마스크 걸이를 장착한 것뿐이네요.
딱히 신경 써서 채워주지 않아도 저희 집 복도에는 보기 좋은 포인트가 있는데요. 바로 얇고 긴 창으로 들어오는 빛입니다. 특히나 노을 질 무렵 벽에 비추는 주홍빛이 가장 마음에 들어요.
창 옆으로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습니다. 원목 계단 특유의 따뜻함과 청명한 하늘의 조화는 언제 봐도 정말 예뻐요.
집 소개를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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