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올해부터 본격 시행되는 TV 수신료 분리 징수로 인한 재원 감소로 거액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를 일부 상쇄하기 위해 인건비를 1천억원 넘게 줄이기로 했다.
KBS 이사들은 31일 오후 정기이사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2024년 종합예산안을 표결 처리했다.
통과된 예산안에 따르면 KBS는 올해 1천431억원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올해 7천억원가량이었던 수신료가 작년보다 2천613억원 줄어들어 4천400억원대에 그칠 것을 전제로 했다.
수신료는 2022년 기준 6천934억원으로 KBS 전체 수입의 약 45%를 차지하는 주요 재원이지만, 전기요금과 분리해 징수하도록 하는 시행령이 올해부터 시행되면 훨씬 적은 금액이 징수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예산안에 담긴 수신료 감소 예상치는 추측에 기반한 수치다. 분리 징수는 유례가 없었고 실제 시행될 경우 수신료가 얼마나 줄어들지 정확히 예측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KBS는 또 올해 예산안에 인건비를 총 1천101억원 줄이겠다는 계획도 담았다.
야권 성향으로 분류되는 KBS 이사회 김찬태·류일형·이상요·정재권·조숙현 이사는 입장문을 내 “사람이 제1의 경쟁력인 방송사에서 위기의 책임을 구성원에게 전가한 것”이라고 경영진을 비판했다.
야권 이사들은 “(예산안에) 공적 재원을 회복할 의지와 구체적인 계획이 전혀 제시되지 않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수신료 수입 축소가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