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여배우들이 울면서 찍었다고 고백한 ‘작품’의 정체
과거 해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 극장가에는 한국 공포영화들이 넘쳐났습니다. 그만큼 공포 영화 장르가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았는데, 지금은 내로라하는 배우들 중에서도 과거 ‘호러퀸’이라 불리며 공포 영화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린 배우가 많습니다.
특히 한때 공포영화는 ‘여배우 등용문’이라 불릴 정도로 신인 여배우들에게 의미가 컸는데, 영화 속 공포를 느끼는 주체가 되는 여자 주인공은 극의 공포스러운 상황을 주로 이끌어 가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기 쉽고, 이를 발판으로 향후 차기작에서도 중요 배역을 맡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공포 영화 속 열연으로 주목 받았던 여배우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여배우 등용문이라 불린 ‘여고괴담 시리즈’
여고 괴담 시리즈는 한국 공포 영화의 계보에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작품입니다.
1998년 1편 ‘여고괴담’은 엄청난 흥행을 기록하며 한국에서 ‘공포 영화’ 하면 곧바로 ‘여고괴담’을 떠올릴 정도로 한국의 대표적인 공포 영화라 할 수 있는 수작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당시 공포 영화로만 알려졌지만, 심오한 사회 비판과 함께 그것을 공포심을 유발하는 기제로 삼아 당시 여고생들에게 큰 공감을 얻었는데, 특히 1편에서 가장 유명한 최강희의 점프컷 장면은 명장면으로 손꼽히며 이런저런 패러디를 양산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여고괴담’은 시리즈물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만큼 당시에는 신인이었지만 지금은 대스타가 된 배우들이 적지 않은데 1편의 최강희, 이미연, 김규리, 박진희를 비롯해 2편 이후 공효진, 박한별, 송지효, 김옥빈 등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지금은 ‘공블리’로 불리며 로코 여신으로 인식되는 배우 공효진의 스크린 데뷔작이 바로 ‘여고 괴담 두번째 이야기’였습니다. 지금으로선 상상도 안되지만 당시 숏컷에 보이시한 매력을 선보인 공효진은 이후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다양한 매력을 선보였고, 현재 톱배우 중에서도 몇 안 된다는 ‘믿고 보는 배우’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배우가 되었습니다.
‘여배우 등용문’이라는 평판에 걸맞게 현재 유명한 여배우들 중에서도 ‘여고괴담’ 오디션에 참가했던 이들이 많은데, 과거 ‘여고괴담 3’에 출연했던 송지효의 오디션 당시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며 뜨거운 반응을 얻기도 했습니다.
임수정, 염정아, 문근영의 재발견 ‘장화, 홍련’
2003년 개봉한 김지운 감독의 영화 ‘장화 홍련’은 한국 공포 영화 명작 반열에 오른 작품입니다.
특히 ‘장화 홍련’은 배우 임수정과 염정아, 문근영의 이름을 더 알리는 계기가 되었는데, 당시 신인이나 다름없던 임수정은 이 작품으로 대세 배우에 등극하기도 했습니다.
새 엄마에게 학대 당하는 자매 수미와 수연 역을 맡았던 임수정과 문근영은 영화 내내 서로에게 애틋한 자매 케미를 선보였는데, 촬영 당시 우는 장면이 많았던 문근영을 임수정이 안아주다가 함께 울기도 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임수정은 극 중 귀신이 나오는 장면을 찍는데 너무 무서웠다고 고백했는데 “온몸이 굳어버리는 느낌이랄까. 역할에 몰입하다보니 ‘이건 영화일 뿐’이라는 생각이 안 들더라고요”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명배우로 자리잡은 염정아 또한 강하고 독해보이지만 어딘가 불안함을 안고 있는 계모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배우로서 입지를 다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실제로 ‘장화 홍련’은 배우 염정아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하는데, 한 인터뷰에서 염정아는 ‘장화 홍련’을 계기로 연기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여담으로 이 영화의 300만 흥행을 바탕으로 2009년에는 미국의 드림웍스에서 리메이크작 ‘안나와 알렉스: 두 자매 이야기’라는 영화를 제작했지만 원작만 못한 평작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호러퀸’ 하지원
1978년생으로 올해 나이 44세인 배우 하지원은 과거 연달아 공포 영화에 출연하며 ‘호러퀸’이라 불리기도 했습니다.
1996년 고3의 나이에 KBS 청소년 드라마 ‘신세대 보고-어른들은 몰라요’로 데뷔한 하지원은 2000년 스릴러 영화 ‘진실게임’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어 각종 신인상들을 수상하며 차세대 기대주로 주목 받기 시작했습니다.
2000년 공포 영화 ‘가위’의 주연을 맡은 하지원은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중적인 면모를 가진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내며 연기력을 입증받았습니다.
이어 하지원은 2002년 또다른 공포 영화 ‘폰’에 출연하며 호러퀸이라는 수식어를 얻게 되었는데, 영화 ‘폰’은 누군가의 핸드폰을 통해 발신자 번호가 확인되지 않는 정체불명의 전화가 걸려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전화를 받은 이들이 차례로 심장발작을 일으키며 죽는다는 스토리로 평단의 호평과 함께 당시 200만 이상 흥행을 기록했습니다.
이렇게 ‘호러퀸’에 등극한 하지원이지만, 정작 본인은 한 인터뷰에서 “저요? 공포영화 무서워서 못 봐요. 제가 출연한 ‘가위’도 여럿이서만 함께 봤고요, 혼자 볼 땐 제 얼굴이 제가 보기에도 너무 무서워서 보다 말고 껐어요. 요즘도 집에 있다가 뒤에 누가 쳐다보는 것 같아서 갑자기 고개돌려 뒤돌아보고 그래요”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여담으로 앞서 언급한 임수정과 공효진 또한 공포 영화에 출연한 경험이 있지만 평소 공포영화를 못 본다고 언급했는데, 공효진은 “너무 무서워서 잘 안 본다. ‘장화, 홍련’을 보고는 (영화에서 귀신이 나온 소품과 닮은) TV장을 팔아버렸다. 후유증이 길면 한 달까지 간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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