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버추얼 아이돌 단테, 英 단편영화 주연 이어 K팝 장편 애니 주연으로

톱셀럽(topceleV) 조회수  

사진=영국 원더스튜디오 공식 웹사이트
사진=영국 원더스튜디오 공식 웹사이트

버추얼 아티스트 사업의 무게중심이 음원과 공연에서 영상 지식재산(IP)으로 이동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모도르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는 글로벌 애니메이션·시각특수효과(VFX) 시장이 2026년 2,206억 달러에서 2031년 3,863억 달러로 커질 것으로 추산한다. 앨범 한 장을 출발점 삼아 단편으로, 다시 장편으로 확장하는 방식이 이 시장에서 시험대에 오른 배경이다.

IP 스튜디오 정키크림(JUNKY CREAM)이 버추얼 그룹 BRAZY의 앨범 세계관을 하나로 연결하는 K팝 장편 애니메이션 제작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데뷔 이후 내놓은 앨범을 각각의 챕터로 두고 이를 한 편의 장편으로 묶는 구성이다. 그 중심에 서는 인물이 리더 단테(DANTÉ)다.

단테는 앞서 영국 원더스튜디오(Wonder Studios)의 앤솔로지 시리즈 ‘비욘드 더 루프(Beyond the Loop)’ 시즌2에 포함된 단편 영화 ’88’의 주연을 맡았다. 정키크림은 가수로 데뷔한 버추얼 아티스트가 영상 작품의 주연으로 이어진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한다. 단테는 2025년 2월 첫 솔로 앨범 ‘PARADOX’를 냈고, 올해 2월에는 두 번째 솔로 싱글 ‘RE:SET’을 YG플러스 유통망을 통해 공개했다. BRAZY는 단테와 오션(OCEAN)으로 구성된 혼성 듀오로, 지난해 10월 서울 상암문화광장에서 열린 MBC 버추얼 라이브 페스티벌 오프닝 무대에 오른 바 있다.

’88’은 좀비 호러 장르에 한국 무속 요소를 결합한 작품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카메라 흐름으로 이어지는 원테이크 구조를 택했고, 제작에는 언리얼 엔진과 모션캡처가 쓰였다. 이야기의 배경인 병원은 실제 세트처럼 3D 공간으로 구축한 뒤 그 안에서 촬영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AI는 조명 보정과 시각효과, 스타일 처리 같은 후반 공정에 투입됐으며, 정키크림은 전체 제작 과정에서 AI가 차지하는 비중을 7% 미만으로 관리한다고 밝히고 있다.

공개 순서도 통상적인 방식과 달랐다. 정키크림은 7월 27일 ’88’ OST 티저를 먼저 내놓고 30일 본편 뮤직비디오를 공개한 뒤, 영화를 이달 초 선보였다. 12일에는 원더스튜디오 채널에서 제작 과정을 직접 설명하는 순서도 마련됐다. 앨범과 뮤직비디오에 영화의 주요 설정과 장면을 미리 심어 음악이 예고편 역할을 하도록 설계한 구조다.

비욘드 더 루프 시즌2에는 전 세계 6개 제작팀이 참여했고, 정키크림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파트너인 원더스튜디오는 런던에 거점을 둔 AI 기반 제작사로, 벤처캐피털 아토미코(Atomico) 주도로 1,200만 달러(약 166억 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시리즈는 2025년 7월 4편 구성으로 출발했으며, 시즌2는 편수를 늘려 유튜브와 자체 채널을 통해 공개된다.

장편 구상은 갑작스러운 전환이 아니다. 정키크림은 6월 프랑스 안시(Annecy)에서 열린 애니메이션 마켓 MIFA 2026에서 7부작 앤솔로지 시리즈와 함께, BRAZY 앨범을 하나의 K팝 애니메이션으로 확장한 장편 ‘PARADOX VEIL’ 파일럿을 선보였다. 현장에서는 두바이, 스코틀랜드, 콜롬비아, 일본, 인도 등 여러 국가 스튜디오가 공동제작을 제안해 후속 협의가 이어지고 있다. 총괄 프로듀서 글리치(Glitch)는 지난해 11월 인터뷰에서 “정키크림과 BRAZY의 전체 앨범을 연달아 들으면 흐름과 감정선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걸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이 순서는 제작비 회수 부담이 큰 애니메이션·영화 영역에서 위험을 단계별로 나누는 선택에 가깝다. 앨범으로 반응을 확인하고 단편으로 제작 방식을 검증한 뒤, 확인된 세계관만 장편으로 끌어올리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K팝과 애니메이션의 결합으로 성과를 낸 것과 비교하면 방향은 정반대다. 그쪽이 영상에서 출발해 음악으로 넓혀갔다면, 단테는 음원 시장에서 활동을 쌓은 캐릭터가 영상으로 건너갔다. 본지가 지난 7월 27일 보도한 ’88’ 티저 공개도 이 흐름의 한 단계였다.

국내 버추얼 아티스트 사업이 음원과 라이브 중심 수익 구조에서 영상 IP 라이선싱으로 활동 범위를 넓히는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장편의 공개 시점과 유통 경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 기사에 대해 공감해주세요!
+1
0
+1
0
+1
0
+1
0
+1
0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