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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아그네스’ 윤석화, 끝내 무대와 영원히 이별..뇌종양 투병 끝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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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배우 윤석화. 사진제공=한국연극배우협회
고 배우 윤석화. 사진제공=한국연극배우협회

한국연극을 대표해온 배우 윤석화가 18일 오후 별세했다. 향년 69세.

한국연극배우협회는 윤석화가 이날 오후 9시쯤 “뇌종양으로 인한 긴 투병 끝에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온히 영면했다”고 밝혔다. 고인은 2022년 7월 연극 ‘햄릿’에 출연하던 도중인 10월 악성 뇌종양 판정에 따른 수술을 받는 등 투병해 왔다. 하지만 “하루를 살아도 나답게 살고 싶다”며 항암 치료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1956년 서울 태생인 윤석화는 1975년 연극 ‘꿀맛’으로 데뷔했다. 이후 50여년 동안 연극무대를 지켜온 한국연극계 대표적인 스타이다. 특히 1983년 초연한 ‘신의 아그네스’로 전석 매진이라는 기록을 써내려가며 한국 소극장 문화의 중흥을 이끌었다. 윤석화는 ‘신의 아그네스’를 통해 당대 가장 대중적인 연극 스타이면서 문화적 전환점을 이끈 주역이었다.

이후 연극 ‘덕혜옹주’, ‘사의 찬미’, ‘마스터 클래스’ 등에서 인물의 내면을 섬세히 그려낸 그는 뮤지컬 ‘명성황후’의 초연 무대에 나서면서 한국 창작 뮤지컬의 글로벌 공략에도 힘을 보탰다.

공연예술 전문지 월간 ‘객석’의 발행인, 실험성과 창의성 높은 작품을 선보이려 2002년 서울 대학로에 문을 연 소극장 ‘정미소’ 대표 등으로 일하며 배우로서뿐 아니라 제작자와 기획자로도 활약했다.

고인은 스크린을 통해 관객을 만나기도 했다. 1977년 이신명 감독의 ‘숙녀교실’을 통해 스크린에 모습을 비친 뒤 1987년 장길수 감독의 ‘레테의 연가’, 1994년 오주경 감독의 ‘숲속의 여자’, 2011년 김태균감독의 ‘봄, 눈’ 등에 출연했다. 1995년에는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의 거장으로 인정받는 신동헌 감독의 ‘돌아온 영웅 홍길동’의 각본을 쓰고 제작하며 영화 제작자로도 나섰다.

그는 연극 무대에 데뷔하기 전 1970년대 CM송 가수로도 이미 명성을 얻기도 했다. “12시에 만나요 부라보콘” 등 아이스크림과 ‘하늘에서 별을 따다, 하늘에서 달을 따다 두 손에 담아 드려요’의 오란씨  등 광고를 통해 노래했다. 이 CM송은 지금도 여전히 회자되며 불리고 있다. 

한국연극배우협회 임대일 이사장은 “윤석화는 우리 시대 연극배우의 자부심이자, 연극배우로서 격과 품위를 한 단계 끌어올린 진정한 예술가였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이어 “투병 중이던 2023년 여름, 협회를 걱정하며 직접 회비를 확인하고 곧바로 납부한 뒤 이사장의 역할을 응원해주시던 마지막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하다”며 “끝까지 연극과 공동체를 향한 책임과 따뜻한 격려를 잃지 않으셨던 분이었다”고 슬픔을 표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고, 장례 절차 확정되는 대로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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