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문희, 임영웅 “찐 팬” 자처한 까닭은
“너무 잔소리해서 평소에는 참 싫었는데 없어지니까 너무 허전해요.”
지난 18일 김용균 감독의 영화 ‘소풍'(제작 로케트필름) 홍보차 JTBC ‘뉴스룸’에 출연한 배우 나문희가 사별한 남편을 향한 그리움을 내보였다.
7일 개봉한 ‘소풍’은 인생의 황혼기를 맞이한 친구들의 우정을 그린 작품이다. 절친이자 사돈지간인 두 친구 은심(나문희)과 금순(김영옥)이 60년 만에 함께 고향인 남해로 여행을 떠나며 옛 친구인 태호(박근형)를 만나고, 16살의 추억을 다시 마주하면서 겪는 다양한 감정을 담았다.
18일까지 25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소풍’은 손익분기점인 27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나문희는 ‘소풍’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김영옥과 “60년 넘게 한 번도 싸운 적이 없다”면서 “김영옥 씨가 학구적이다. 대본 많이 보고, 신문 많이 본다. 좋은 말도 많이 해주고 나한테 필요한 친구”라고 애정을 표했다.
“나는 학구적이지 않다. 우리 영감이 많이 만들어놨다”고 한 나문희는 남편에 대한 애틋한 마음과 함께 “(남편의 잔소리를)싫어한 만큼 허전하다”고 먹먹한 마음을 드러냈다.
나문희는 ‘소풍’의 OST에 참여한 가수 임영웅과 맺은 인연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임영웅은 ‘소풍’에 자작곡 ‘모래 알갱이’를 삽입해 화제를 모았고, 노래는 엔딩곡으로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시적인 가사와 잔잔한 파도 소리, 서정적인 멜로디가 영화의 먹먹한 여운을 더욱 짙게 하는 역할을 해낸다.
이 같은 이연으로 나문희와 김영옥은 임영웅의 콘서트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나문희는 닉네임 ‘일산 사는 호박고구마’로, 남편상 이후 임영웅의 노래로 많은 위로를 받았다는 사연을 보내기도 했다.
나문희는 “내가 채택될 줄 몰랐다. 그냥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한 번 해보자 그랬다”면서 “그날 공연에서 ‘어느 60대 이야기’ 등 나하고 가까운 노래를 많이 불렀다. 엉엉 울다가 ‘앞으로는 임영웅 씨가 공연하면 열심히 찾아가야지'(생각했다.) 나도 이제 ‘찐 팬’이 되려 한다”고 팬심을 드러냈다.
나문희는 1961년 MBC 라디오 1기 공채 성우로 데뷔해 60년 넘게 연기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배고픔으로 시작했는데 그 상황에 맞게 옷을 입고 표현을 하는 게 너무 재밌다”면서 “아직도 미숙하고 또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인생이란 부단히 나하고 싸워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