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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베이스가 ‘양자 어벤져스’ 소집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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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코인베이스(Coinbase)가 가상화폐 산업의 ‘양자컴퓨팅(quantum computing)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 자문기구를 출범시켰다. 비트코인(Bitcoin)은 2009년 초 출범한 이후 네트워크가 멈춘 적이 없고, 해킹으로 시스템 자체가 뚫린 사례도 없을 만큼 ‘검증된 소프트웨어’로 꼽힌다.

다만 코인베이스는 현행 암호화(encryption) 기술에 의존하는 모든 소프트웨어를 위협할 수 있는 중기적 위험으로 양자컴퓨팅을 지목했다.

코인베이스가 21일(현지 시간) 출범을 알린 조직은 ‘코인베이스 독립 자문위원회: 양자컴퓨팅과 블록체인(Coinbase Independent Advisory Board on Quantum Computing and Blockchain)’이다. 스탠퍼드대(Stanford), 하버드대(Harvard), 캘리포니아대(University of California) 소속 학계 인사들이 참여한다. 전공은 컴퓨터과학, 암호학(cryptography), 핀테크(fintech) 등이다.

여기에 이더리움 재단(Ethereum Foundation), 디파이(DeFi) 플랫폼 아이겐레이어(EigenLayer), 그리고 코인베이스 내부 보안·블록체인 전문가들도 합류했다.

포춘(Fortune)과의 인터뷰에서 제프 룽글호퍼(Jeff Lunglhofer) 코인베이스 최고정보보안책임자(CISO)는 양자컴퓨팅이 어떻게 기존 암호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는지 설명했다. “간단히 말해 현대 암호기술은 현존 컴퓨터로는 풀려면 수천 년이 걸릴 정도로 어려운 수학 문제에 기반한다. 하지만 양자컴퓨팅으로 ‘100만 배의 마력’이 생기면, 그 문제를 풀 수 있는 계산 능력을 제공하게 된다.”

다만 룽글호퍼는 양자컴퓨팅이 당장 눈앞의 위협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최소 10년은 지나야 ‘긴급한 이슈’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구글(Google)과 IBM 등 기업이 수년 전부터 양자컴퓨터를 개발해 왔지만, 현재 세대의 장비는 아직 소규모 수준에서만 작동하며 비트코인 등 네트워크를 보호하는 알고리즘을 깨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시각이기도 하다.

코인베이스가 자문위원회를 만든 목적은 ‘과장된 기대(hype)’가 아니라 냉정한 관점에서 양자컴퓨팅의 파급을 점검하는 데 있다. 동시에 이미 업계에서 진행 중인 ‘양자 내성(quantum-resistant)’ 업그레이드 논의를 밀어붙여, 비트코인과 다른 네트워크가 양자 기반 공격을 견딜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지갑을 ‘개인키(private key)’로 보호한다. 개인키는 무작위 숫자와 문자로 이뤄진 긴 문자열이다. 소유자만 알고 있고, 공격자가 이를 맞히려면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의 무차별 대입(trial-and-error)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양자컴퓨팅 시대가 오면, 이론적으로는 무차별 대입으로 개인키를 ‘추정’하는 것이 가능해질 수 있다.

룽글호퍼는 업계가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키를 더 길고 크게 만들어 추정 난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둘째, 키의 ‘위치’를 더 찾기 어렵게 만들기 위해 일종의 ‘노이즈(noise)’를 도입하는 방식이다. 다만 이런 방어 업그레이드는 네트워크 차원의 도입과 배포가 필요해, 실제 반영까지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코인베이스는 과도기 동안 자문위원회가 연구 논문과 입장문을 내놓으며 업계의 준비를 돕겠다는 계획이다. 첫 번째 논문은 양자컴퓨팅이 블록체인의 ‘합의(consensus)’와 ‘거래(transaction)’ 계층에 미치는 영향을 다룰 예정이다. 발표 시점은 1~2개월 내로 제시됐다.

코인베이스 암호기술 책임자(Head of Cryptography) 예후다 린델(Yehuda Lindell)은 성명에서 “양자컴퓨팅은 기술적 기회이자 보안 과제”라며 “세계 최고 전문가들을 한데 모음으로써 코인베이스는 블록체인 생태계가 ‘사후 대응’이 아니라 ‘사전 대비’에 나서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 글 Jeff John Roberts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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