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빚이 38조 달러 넘어가면 생기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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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1/CP-2024-0163/image-c7313569-621b-4505-ad20-40124282a697.jpeg)
미 재무부가 새로 찍어내야 하는 국채 물량을 시장이 계속 소화하도록 만들려면, 투자자 입장에서 국채를 살 이유가 충분해야 한다. 그런데 기업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회사채 발행을 대거 늘리면, 국채가 경쟁에 직면하면서 금리가 더 올라갈 수 있다. 아폴로(Apollo) 수석 이코노미스트 토르스텐 슬록(Torsten Slok)의 경고다.
슬록은 최근 메모에서 월가가 추정하는 올해 투자등급(IG) 회사채 발행 규모가 최대 2조 250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짚었다. AI 붐이 거세지면서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와 관련 기업들이 데이터센터와 각종 인프라에 막대한 투자를 해야 하고, 그 자금을 채권시장으로 조달하려는 흐름이 강해졌다는 설명이다.
그는 “하이퍼스케일러 발행이 크게 늘어나면서, 투자등급 채권의 ‘마지막 한 명의 매수자’가 누가 될지 질문이 생긴다”고 했다. “그 수요가 국채 매수에서 빠져나온 돈이라면 금리 수준에 상방 압력이 생길 수 있다. 반대로 모기지 채권 매수에서 빠져나온 돈이라면 모기지 스프레드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국가부채는 38조 달러를 넘어섰다. 의회예산국(CBO) 최신 자료에 따르면 2026회계연도(2025년 10월 시작) 첫 3개월 동안 연방정부는 6010억 달러를 추가로 빌렸다. 관세 수입이 늘면서 지출 증가 속도를 앞질러, 1년 전 같은 기간 적자보다 1100억 달러 줄긴 했다.
다만 변수는 많다.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의 전방위 관세를 곧 위헌으로 판단해 무효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원 빅 뷰티풀 빌 법(One Big Beautiful Bill Act)’에 따른 신규 감세를 반영해 이번 세금 시즌 환급이 급증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트럼프는 국방비를 현재 연 1조 달러에서 1조 5000억 달러로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연방 재정적자를 더 깊게 만들 수 있는 대목이다. 연준이 지난가을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국채 금리는 9월 초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정부의 이자 비용 부담이 쉽게 줄지 않는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자 비용 역시 적자 확대의 한 축이다.
슬록은 “결국 올해 시장에 나오는 채권형 상품 물량이 매우 크다”며 “2026년을 거치며 금리와 신용 스프레드에 상방 압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채 투자 수요를 붙들기 위해서는 국채 금리가 경쟁 상품 대비 매력적이어야 한다. 충분한 투자자를 끌어들이지 못하면 ‘재정 지배(fiscal dominance)’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앙은행이 확대되는 재정적자를 사실상 떠받치기 위해 개입해야 하는 국면을 뜻한다.
재닛 옐런(Janet Yellen) 전 재무장관도 지난주 미국경제학회(AEA) 패널에서 이 점을 경고했다. 그는 “재정 지배의 전제 조건이 분명히 강화되고 있다”면서 “향후 30년 동안 부채가 GDP 대비 150%를 향해 가파르게 늘어나는 경로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미국 국채의 ‘주인’도 바뀌었다. 지난 10년 사이 외국 정부 비중이 줄고, 수익을 좇는 민간 투자자 비중이 커졌다. JP모건(JPMorgan) 매니징 디렉터이자 옐런 재무장관 시절 비서실 부실장을 지낸 겡 응암부나난트(Geng Ngarmboonanant)는 가격에 덜 민감한 외국 정부가 빠지면, 시장 스트레스 국면에서 시스템이 더 취약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2010년대 초 외국 정부는 미 국채의 40% 이상을 보유했다”고 썼다. 1990년대 중반 10% 남짓이던 비중이 크게 늘었던 시기다. 이 ‘안정적인 큰손’ 덕분에 미국은 낮은 금리로 막대한 돈을 빌릴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그는 “그 쉬운 시절은 끝났다”고 경고했다. 이제 외국 정부 비중은 이제 전체 미 국채 시장의 15% 미만이라는 것이다.
/ 글 Jason Ma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