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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보다 내 몸 더 잘 안다” 챗GPT 헬스가 연 ‘디지털 주치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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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수백만 명이 이미 챗GPT(ChatGPT)에 건강 문제를 묻고 있다. 오픈AI(OpenAI)도 건강 관련 질문이 챗GPT의 대표적 사용 사례 가운데 하나라고 여러 차례 밝혔다. 일부 이용자는 혈액검사 결과, 의료 스캔 자료처럼 민감한 개인정보를 업로드하기도 한다.

오픈AI는 이제 이 흐름을 정면으로 받아들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용자를 플랫폼 안에 더 오래 머물게 하고, 이커머스부터 금융, 웰니스와 헬스케어까지 여러 산업과 고객을 이어주는 ‘디지털 인터페이스’가 되겠다는 구상이다.

오픈AI는 오늘 ‘챗GPT 헬스’를 공개했다. 챗GPT 안에서 제공되는 전용 경험이다. 이용자가 의료기록과 애플 헬스(Apple Health), 펑션(Function), 마이피트니스팔(MyFitnessPal) 같은 웰니스 앱을 안전하게 연결해 대화를 더 개인화할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오픈AI는 개인 의료 데이터로 모델을 학습시키지 않겠다고도 밝혔다.

공개에 앞선 프레스 프리뷰에서 피지 시모(Fidji Simo) 오픈AI 애플리케이션 부문 CEO는 자신의 경험을 꺼냈다. 그는 지난해 신장 결석으로 입원한 뒤 감염이 생겼을 때 챗GPT가 도움을 줬다고 했다.

레지던트가 흔히 쓰는 항생제를 처방했지만, 시모는 챗GPT에 자신의 병력을 대조해 봤고, 그 약이 과거에 겪었던 심각하고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감염을 재활성화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는 것이다.

시모는 “레지던트는 내가 문제를 제기하자 안도했다”며 “회진 때 환자 1명당 쓸 수 있는 시간이 몇 분뿐이고, 건강 기록도 한눈에 보기 쉽게 정리돼 있지 않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AI를 써서 전체 그림을 잇는 사례를 많이 들었다”며 “애초에 전체를 보도록 설계되지 않은 의료 시스템에서 빈칸을 채우는 데 AI가 쓰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픈AI가 헬스케어로 무게중심을 옮기려는 조짐은 5개월 전에도 있었다. 의료 전문가용 디지털 플랫폼 독시미티(Doximity)의 공동창업자이자 전 최고전략책임자(CSO)였던 네이트 그로스(Nate Gross)를 영입해 헬스케어 전략을 맡겼고, 인스타그램(Instagram) 전 제품 총괄 공동 책임자였던 애슐리 알렉산더(Ashley Alexander)에게 헬스케어 제품을 맡겼다. 다만 오픈AI에서 헬스 AI를 이끄는 카란 싱할(Karan Singhal)은 프레스 프리뷰에서 “챗GPT 헬스는 2년 전부터 기반을 닦아 왔다”고 말했다.

오픈AI 블로그 포스트에 따르면 회사는 비식별화(deidentified)된 챗GPT 대화를 분석했고, 전 세계에서 매주 2억 3000만 명이 건강·웰니스 질문을 챗GPT에 던진다는 결론을 얻었다. 다만 이용자 기반이 크다고 해서 길이 평탄한 것은 아니다. 빅테크와 스타트업이 ‘소비자 헬스케어의 AI 프런트 도어’ 자리를 놓고 빠르게 경쟁하는 시장에 뛰어드는 셈이기 때문이다.

오픈AI는 챗GPT 헬스를 위해 비웰(b.well)과 협력했다. 비웰은 환자의 건강 기록, 금융 정보, 웨어러블 등 다양한 헬스케어 데이터를 묶어 관리하는 플랫폼이다. 그런데 구글(Google)도 2025년 10월 비웰과의 파트너십을 발표한 바 있다. 구글은 아직 자사 AI 챗봇 제미나이(Gemini)에 헬스 전용 기능 세트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향후 AI 기반 소비자 헬스 도구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챗GPT 헬스는 곧바로 전면 공개되지는 않는다. 초기 이용자 소수에게 먼저 제공하기 위한 대기자 명단(waitlist)이 있고, 회사는 “향후 몇 주 안에” 웹과 iOS에서 모든 이용자에게 헬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전자의무기록(EHR) 연동과 일부 앱은 미국에서만 제공된다.

오픈AI는 챗GPT 헬스를 HIPAA(히파) 준수 제품으로 소개하지는 않았다. 소비자 헬스 앱은 HIPAA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민감한 건강 데이터에 ‘다층 보호’를 더했다고 했고, 기본값으로 건강 대화를 모델 학습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또 다중 인증(MFA)을 켜면 무단 접근을 막는 보호막을 하나 더 올릴 수 있다고 했다. 의료기록 접근 권한은 설정(Settings)의 ‘앱(Apps)’ 섹션에서 언제든 해제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챗GPT 헬스는 오픈AI의 큰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범용 채팅 하나에만 기대지 않고, 핵심 모델 위에 분야별 경험을 얹는 전략이다. 오픈AI는 교육 분야에서 7월 학생용 스핀오프인 스터디 모드(Study Mode)를 내놨고, 구글의 ‘제미나이 포 에듀케이션(Gemini for Education)’과 경쟁 구도를 만들었다. 에이전트형 쇼핑, 쇼핑 리서치 기능도 이미 확장하고 있다. 금융 특화 경험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도 나온다.

오픈AI는 또 챗GPT 헬스가 12월 초 샘 올트먼(Sam Altman)이 내부 메모로 공지한 8주짜리 ‘코드 레드(code red)’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피지 시모는 “챗GPT 헬스는 코드 레드 바깥에 있다”며 “우리는 헬스를 오랫동안 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헬스는 챗GPT의 핵심 사용처라는 사실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며 “이번 변화로 그 사용처를 더 잘 만들고, 더 많은 니즈를 충족할 수 있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 글 Sharon Goldman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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