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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쇼트’ 마이클 버리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 러시아엔 치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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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영화 「빅 쇼트(The Big Short)」의 실존 인물로 알려진 투자자 마이클 버리(Michael Burry)가 “베네수엘라에서 미국 주도로 정권이 교체되면서, 미국의 최대 적대국 가운데 하나가 약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를 정확히 예측한 버리는 미국이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Nicolás Maduro)를 축출한 뒤 러시아가 후폭풍을 맞을 수 있다고 밝혔다. 버리는 자신의 서브스택(Substack) 뉴스레터 ‘카산드라 언체인드(Cassandra Unchained)’에 이런 내용을 올렸다.

마두로가 붙잡힌 직후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막대한 석유 매장량에 미국이 더 깊게 관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석유 기업들이 수십억 달러를 투입해 베네수엘라 석유 인프라를 개선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미국이 그 석유를 다른 나라에 판매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버리는 이 과정이 5~7년 걸릴 수 있다고 봤다. 그래도 베네수엘라산 원유 흐름이 늘면 러시아의 수입과 영향력을 깎아낼 수 있다고 추산했다. 그는 “중기와 장기 관점에서 러시아 석유의 중요도는 방금 더 낮아졌다”고 썼다.

에너지 인스티튜트(Energy Institute)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에는 전 세계 석유의 약 19%가 있다. 약 3000억 배럴로 추산된다. 미국의 610억 배럴을 훨씬 웃돈다. 다만 노후한 인프라, 운영 실패, 미국 제재가 겹치며 베네수엘라는 잠재 생산량의 일부만 뽑아내고 있다.

보스턴칼리지(Boston College) 부학장(associate dean)이자 경제학자인 알렉산다르 토믹(Aleksandar Tomic)은 “세계 최대 매장량을 가진 나라가 생산을 늘리면 국제 유가에도 영향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토믹은 포춘(Fortune)에 “베네수엘라를 통한 글로벌 공급 증가로 유가가 떨어지면 러시아는 약해질 수 있다”고 했다. 석유가 러시아의 ‘생명줄’이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미국 제재에도 중국(China)과 인도(India) 같은 나라에 원유를 수출하고 있다.

토믹은 “베네수엘라 생산 증가로 유가가 내려가면 러시아가 잃는 게 다른 어떤 나라보다 클 수 있다”고도 했다. 우크라이나(Ukraine) 전쟁 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옥스퍼드 에너지연구소(Oxford Institute for Energy Studies)에 따르면 석유·가스 산업은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의 평균 약 20%를 차지한다.

토믹은 “석유가 전쟁 수행 자금을 대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에 결정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로 시장을 범람시키면서 유가가 붕괴한다면, 러시아에는 꽤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베네수엘라를 앞으로 누가 이끌지, 석유 매장량을 어떻게 관리할지는 불확실하다. 트럼프는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운영(run)”할 것이라고 했지만, 미국이 어떤 방식으로 행정을 관여할지 구체적 설명은 많지 않다. 마두로가 붙잡힌 뒤 베네수엘라 부통령 델시 로드리게스(Delcy Rodríguez)가 임시 대통령(interim president)으로 취임했다.

토믹은 미국 석유 기업들이 베네수엘라 사업에 곧장 복귀할지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코노코필립스(ConocoPhillips)와 엑손모빌(ExxonMobil)은 2000년대 초 베네수엘라에서 철수했다. 이후 수용(expropriation)된 자산 손실을 국제 중재를 통해 보전받으려 해 왔다.

베네수엘라에서 생산이 늘면 유가가 내려갈 수 있다. 그럴 경우 미국 기업의 이익도 줄어들 수 있다고 토믹은 덧붙였다.

현재 베네수엘라에서 사업을 하는 미국 석유 기업은 셰브런(Chevron)뿐이다. 마이크 워스(Mike Wirth) CEO는 지난해 “상황이 바뀌면 베네수엘라 경제 재건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했다.

코노코필립스 대변인은 “베네수엘라의 전개와 그에 따른 글로벌 에너지 영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사업 활동이나 투자 여부를 추측하기에는 이르다”고 포춘에 밝혔다.

그럼에도 미국 기업들이 베네수엘라의 거대한 석유 매장량에서 ‘몫’을 가져갈 수 있다는 유혹은 크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미국 석유 생산이 2027년에 정점을 찍은 뒤 약 10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이후 빠르게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버리는 “미국이 자국의 빅오일(Big Oil) 기업들을 베네수엘라로 데려오고, 비교적 가까운 정제 설비 자산까지 갖추게 되면 에너지 지정학의 글로벌 지형이 바뀔 것”이라고 썼다. 

/ 글 Marco Quiroz-Gutierrez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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