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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떼는 저커버그, 올인하는 스콧… 억만장자 기부의 ‘정치적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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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 경영자(CEO).[멘로파크=AP/뉴시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 경영자(CEO).[멘로파크=AP/뉴시스]

억만장자 자선의 갈림길이 선명해지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는 이민 개혁 지원에서 발을 빼는 반면, 맥켄지 스콧(MacKenzie Scott)은 형평성과 다양성(DEI)을 앞세운 기부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저커버그가 친이민 단체 FWD.us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기로 한 결정은, 한때 그의 자선 활동을 규정하던 적극적인 사회 의제 개입에서 분명한 방향 전환을 알리는 신호다. 반대로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전 부인이기도 한 맥켄지 스콧은, 정치적 부담으로 기업과 기관들이 발을 빼고 있는 형평성·DEI 분야에서 가장 공격적인 후원자로 부상하고 있다.

이 대비는 테크 업계 자선의 구조적 분화를 보여준다. 한쪽은 과학과 인공지능 인프라에 자원을 집중하고, 다른 한쪽은 권력과 부에서 역사적으로 배제돼 온 공동체를 지원하는 기관에 조건 없는 거액을 투입하고 있다.

10년 넘게 FWD.us는 실리콘밸리의 자본력과 워싱턴의 정책을 결합하려는 저커버그의 대표적 실험이었다. 이민과 형사사법 개혁을 정치적 중도에서 추진하겠다는 시도였다. 그러나 2025년 들어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Chan Zuckerberg Initiative, CZI)는 FWD.us에 대한 자금 지원을 조용히 중단했다. 2013년 출범 당시부터 이어진 수억 달러 규모의 후원 관계가 사실상 종료된 것이다.

이 결별은 갑작스러운 단절이라기보다 수년에 걸친 방향 전환의 결과다. CZI는 2022년 말부터 사회·정책 중심의 자선 활동에서 점차 물러나기 시작했고, 2025년 4월 공식적으로 관계를 정리했다. 이는 트럼프 시대 이후 저커버그의 정치적 기조 변화, 메타의 콘텐츠 정책 완화, 그리고 새 행정부와의 관계 설정과도 맞물려 있다.

반면 맥켄지 스콧은 정반대의 길을 택했다. 그는 2025년 한 해에만 약 71억 달러를 기부하며, 2019년 이후 누적 기부액을 260억 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흑인대학(HBCU), 원주민 대학과 장학기관, 저소득·소외 계층 학생을 지원하는 교육 기관이 주요 대상이다. 스콧의 기부는 사용처를 제한하지 않는 ‘신뢰 기반 모델’이 특징으로, 형평성 중심 조직에 반복적이고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방식이다.

결국 저커버그와 스콧은 테크 자본의 두 가지 상반된 자선 모델을 상징한다. 하나는 과학·AI 인프라에 집중하는 기술 관료적 접근이고, 다른 하나는 교육과 기회를 통해 불균형을 바로잡으려는 재분배적 접근이다. 정치적 논쟁을 피하려는 자본과, 논쟁의 한복판으로 들어가는 자본. 이 둘의 선택은 테크 자선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 글 Ashley Lutz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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