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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수요 폭증…전력망 이미 경고등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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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재생에너지를 포함해 모든 형태의 전력 생산에 투자하고, 전력 효율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 미국의 거대 전력회사 엑셀론(Exelon)의 CEO 칼빈 버틀러(Calvin Butler)가 이렇게 경고했다. 그렇지 않으면 전력망이 버티지 못하고, 전기요금이 통제 불능 수준으로 치솟을 수 있다는 것이다.

버틀러 CEO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포춘 브레인스톰 AI 콘퍼런스에서 “지금은 아직 공포에 휩싸일 때는 아니지만, 즉시 행동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AI 붐과 전기화(전기차·전기난방 확대 등)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미국 가계가 전기요금 폭등에 떠밀려 비용의 쓰나미에 휩쓸리지 않도록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버틀러는 미국 전력업계를 대표하는 투자자 소유 전력회사 협회 ‘에디슨 일렉트릭 인스티튜트(Edison Electric Institute)’의 이사회 의장도 맡고 있다.

버틀러는 현재 상황을 자동차 계기판에 비유했다. “경고등이 켜져 있다. 차를 몰고 가는데 엔진 경고등이 들어온 상태다. 사람들은 ‘조금만 더 몰고 가보자’ 하고, 차가 실제로 퍼질 때까지 신호를 무시한다. 문제는 전력망이 가장 더운 날, 가장 추운 날 지역별로 멈춰 서는 상황이다. 사람들이 고통을 겪게 된다. 지금 고쳐야 한다.”

엑셀론은 포춘 500 순위 192위 기업으로, 시카고에서 워싱턴 D.C.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에 전력을 공급한다.

미 에너지부(DOE)에 따르면, 약 15년간 미국의 전력 수요는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하지만 2025년에는 전력 생산이 2.4% 증가하고, 내년에도 2%에 가까운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용 전기요금은 이미 2021년 이후 약 30% 급등했다. 에너지부 집계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전기요금은 1년 전보다 약 7.5% 올랐고, 2026년에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25년 현재 전기·가스 요금은 인플레이션의 ‘최대 압력 요인’으로 떠올랐다. 최신 소비자물가지수(CPI) 기준으로 식료품·장바구니 물가보다 더 큰 압박을 주고 있다. 기름값과 달걀값이 아니라, 전기·가스 요금이 2025년 정치 지형과 내년 중간선거를 좌우하는 대표적인 민심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셈이다.

한편 재생에너지는 2026년 처음으로 미국 전체 전력 생산의 2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천연가스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전원 비중이다.

버틀러는 “우리는 일일이 모든 전자를 필요로 한다(We need every electron to make a difference)”며,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원자력과 천연가스까지 총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내내 트럼프 행정부가 풍력·태양광을 공격해 왔다고 비판해 왔다.

버틀러는 전력·유틸리티 산업의 역할을 이렇게 정리했다. “우리는 경제의 5%에 불과하지만, 나머지 95%를 움직이는 동력이다.”

엑셀론도 전력망 보강에 직접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엑셀론과 넥스트에라 에너지(NextEra Energy)는 최근 펜실베이니아와 웨스트버지니아 일부 지역을 관통하는 220마일(약 354㎞) 길이의 신규 송전망 구축에 협력하기로 했다. 데이터센터 캠퍼스가 늘어나는 지역의 전력망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프로젝트다.

버틀러가 특히 우려하는 지점은 대도시의 격차다. 대규모 부자와 저소득층이 공존하는 도시에서, 전력회사는 가장 부유한 고객과 가장 취약한 고객을 동시에 책임져야 한다. 전력 생산 비용과 도매 전력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요금을 낮게 유지하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내년 전기요금은 어떻게 될까. 버틀러의 답은 단순했다. “오를 것이다.”

/ 글 Jordan Blum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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