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평의원보다 47%포인트 더 벌어” 美 의회 지도부 주식 수익률 미스터리

FORTUNE Korea 조회수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미 의회 의원들이 보유한 주식이 최근 S&P500 지수를 상회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압도적인 성과를 내는 집단이 있다. 바로 ‘지도부’다.

전미경제연구국(NBER)에 제출된 최근 연구 초안에 따르면, 의회 지도부에 속한 의원들은 그렇지 않은 평의원(backbenchers)에 비해 연간 최대 47%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콜롬비아대·콜롬비아 비즈니스스쿨의 샹진 웨이(Shang-Jin Wei)와 시안자오퉁-리버풀대의 이판 저우(Yifan Zhou)가 공동 수행했다. 두 사람은 하원의장(Speaker)을 비롯해 상·하원 원내대표, 원내총무(whip), 당 회의·코커스 의장 등 지도부 직책에 오른 의원들을 대상으로, 승진 전후 주식 거래 실적을 비교했다.

1995년부터 2021년까지 지도부 직책을 맡은 의원 가운데, 승진 전후 모두 주식 거래 이력이 있는 사례는 20명. 연구진은 이들이 지도부에 오르기 전에는 시장 벤치마크를 밑돌다가, 지도부에 오른 뒤부터 성과가 급변하는 패턴을 포착했다.

연구진은 “지도부에 오른 이후 주식 거래 성과가 크게 개선되는 반면, 이들과 조건을 맞춰 비교한 일반 의원들의 수익률은 눈에 띄게 좋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도부의 ‘주식 시장 우위’는 부분적으로 이들이 의회 내 규제·입법 의제를 쥐고 있다는 점에서 나온다. 특정 법안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표결에 올릴지를 결정하는 권한이 있기 때문에, 관련 조치가 실제로 이뤄지는 시점을 남들보다 먼저 알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분석에 따르면, 지도부 의원들은 자기 당이 상·하원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을 때, 그러니까 자신이 속한 정당이 해당 의사당을 장악하고 있을 때 주식 투자 성과가 더 뛰어났다.

지도부 지위는 비공개 정보 접근성도 높인다. 기업 입장에서 내부 정보를 쉽게 내놓기는 어렵지만, 평의원보다 영향력이 큰 지도부 의원에게는 더 우선적으로 정보를 공유하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에 따르면, 지도부 의원들은 자신의 선거자금을 후원한 기업이거나, 자신의 지역구나 해당 주에 본사를 둔 기업 주식에서 더 높은 수익을 올리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를 “개별 기업 정보에 대한 특권적 접근”의 결과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지도부는 다른 의원들의 표결에도 영향을 미친다. 연구 결과, 어느 기업 주식을 보유한 지도부 의원이 있을 경우, 그 의원이 속한 정당은 해당 기업에 유리한 법안에는 찬성표를, 불리한 법안에는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더 높았다. 지도부 의원이 보유한 기업 주식은 향후 1~2년간 연방 정부 계약 수주, 특히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 증가와도 맞물리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는 의회 지도부가 특권적 정보를 활용해 거래를 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정책 결과 자체를 조정할 가능성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지도부의 주식 거래는 향후 기업 뉴스를 예측하는 지표로도 기능했다. 연구에 따르면, 이들이 내다판 주식은 이후 1년 동안 각종 청문회나 규제 조치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았다. 반면 매수 거래는 이런 패턴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워싱턴이 월가에서 ‘특별한 우위’를 누린다는 의심은 오래된 이야기다. 최근 미국 증시에서는 민주·공화 양당 의원들의 포트폴리오를 추적해 운용하는 이른바 ‘의원 연계 ETF’까지 등장했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의 남편인 폴 펠로시는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따라 사는’ 투자 대상으로까지 부각돼 있다.

의회는 이런 이해충돌 논란을 줄이기 위해 규제를 강화해 왔다. 2012년 제정된 ‘스톡 액트(STOCK Act)’는 의원들의 주식 거래 내용을 더 신속하게 공시하도록 의무화했다. 하지만 이를 넘어 아예 의원 개인의 주식 거래를 금지하자는 주장도 커지고 있다.

현재는 여야 의원들이 초당적으로, 연방 의원 본인뿐 아니라 배우자, 부양 자녀, 신탁 수탁인까지 개별 주식·원자재·선물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막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주에는 하원에서 의원 과반 서명을 받으면 강제로 본회의 표결에 부칠 수 있는 ‘디스차지 청원(discharge petition)’이 제출됐다.

공화당 소속 애나 파울리나 루나 하원의원(플로리다)은 소셜미디어에 “지도부가 진짜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 부패를 끝낼 법안을 올리겠다면 우리는 전적으로 찬성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이제 정치적 게임은 지겹다. 이건 미국 역사상 가장 ‘초당적인’ 사안이며, 하원은 이제 미국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 글 Jason Ma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이 기사에 대해 공감해주세요!
+1
0
+1
0
+1
0
+1
0
+1
0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