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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도입의 해답, 기술 아니라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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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기업들은 아직 업무 현장 전반에 AI를 본격 확산하기 전 단계에 머물러 있다. 맥킨지앤드컴퍼니(McKinsey & Company)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의 약 3분의 2는 여전히 AI를 실험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고, 조직 전체로 넓혀 적용하지는 못한 상태다.

산업계 전문가들은 해답이 기술 자체가 아니라 사람에게 있다고 말한다. 업무에 AI를 효과적으로 통합하려면 단순한 기술 투자에 그치지 않고, AI 도입 과정 전반을 ‘인간 중심(human-centric)’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뿐 아니라 직원들의 역량을 키우는 ‘업스킬링’이 함께 포함돼야 한다.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이자 기술 서비스 부문 부사장인 로웨나 여(Rowena Yeo)는 11월 13일 열린 포춘의 ‘직장 내 생성형 AI’ 대담에서 “도구가 있어도 사람들이 쓰는 법을 모르면 성과는 최적 수준에 크게 못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조직이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제대로 이해하게 만들려면, AI 리터러시(기초 소양)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대담을 후원한 액센추어(Accenture)의 인재·조직 부문 아태지역 리더이자 매니징 디렉터인 가스톤 카리온(Gastón Carrión)도 같은 문제를 짚었다. 그는 “사람들에게는 분명 배우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면서도 “우리가 잘 보지 못하는 부분은, 기업들이 AI ‘개념 이해’ 단계에서 실제 ‘활용과 채택(adoption)’ 단계로 나아가도록 투자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카리온은 “기술에 1달러를 쓴다면, 사람에게는 3달러를 써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이 미래로 자연스럽게 옮겨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로웨나 여에 따르면, 존슨앤드존슨은 전 세계 약 8만 명의 직원 전원을 대상으로 필수 AI 기초 교육 과정을 도입했다. 여기에 더해, 조직 안의 각 역할·직무 유형에 맞춘 고급 마스터 클래스도 따로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의약품 개발처럼 도메인 특성이 강한 영역에서도 AI 활용을 넓혀 가고 있다. 2025년 570억달러 이상의 매출이 기대되는 존슨앤드존슨의 혁신 의약 부문은 신약 후보 표적을 찾고 더 나은 분자를 설계하는 데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여는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백오피스(후방 지원) 프로세스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도 AI를 적극적으로 쓸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리테일 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red)는 관리자들이 연말 인사고과 평가서를 작성할 때 생성형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스탠다드차타드 인사 책임자(Head of HR) 윌 브라운(Will Brown)은 내부에서 파일럿을 돌린 것이 “실험을 위한 안전한 샌드박스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직원들이 회사의 AI 도입을 어떻게 느끼는지 살펴볼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되기도 했다는 평가다. 그는 “이 과정에서 사람들은 상사가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아 본인의 성과 요약을 쓰는 것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서로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장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 은행은 AI 기반 인재 마켓플레이스도 도입했다. 직원들은 자신이 보유한 기술과 앞으로 배우고 싶은 기술을 등록할 수 있고, 관리자는 필요한 스킬셋을 제시하며 프로젝트 단위의 공고를 올릴 수 있다. 브라운은 이 시스템이 조직 내부에 일종의 ‘긱 이코노미(gig-based economy)’를 만들어, 필요한 역량이 조직 전체를 가로질러 더 빠르게 흘러가게 해준다고 설명한다.

여는 기업들이 다양한 AI 활용 사례를 시험해 본 뒤에는, 효과가 검증된 몇 가지에 집중해 확장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J&J 사례를 들며 “조직 곳곳에 말 그대로 ‘천 개의 꽃’을 피워 본 뒤에야, 실제로 가치를 내는 AI 활용 사례는 전체의 15%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전체 가치의 90%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했다.

호주 남호주대학교(University of South Australia) 콘니 정(Connie Zheng) 부교수 같은 학자들은 조직 전체에 AI를 무차별적으로 깔아 놓는 방식에 경고를 보낸다.

관리자들은 먼저 AI가 실제로 얼마나 유용한지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 부교수는 신중한 검토 없이 AI를 도입하면 ‘테크노 스트레스(techno-stress)’를 키우고 직원들의 웰빙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연말 고과 평가처럼 민감한 영역은 여전히 사람에게 중심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는 특히 MZ세대 직원들은 관리자에게서 직접 받는 피드백을 좋아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정 부교수는 “승진과 보상 같은 중요한 결정을 할 때, 관리자는 진정성 있게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 부분까지 AI가 대신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 글 Angelica Ang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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