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다음 타깃은 유럽증시…“비싸진 미국, 닷컴버블 떠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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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헤지펀드 유럽 투자 비중 사상 최대
3월 유럽주 상승폭, 뉴욕증시 웃돌아
경기회복 기대감·미국 기술주 고점 인식 영향
밸류에이션도 여전히 매력적

사진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에서 한 트레이더가 모니터를 주시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독일)/AP뉴시스

헤지펀드들이 미국증시에서 유럽증시로 시선을 옮기고 있다. 이들은 글로벌 주식 랠리의 다음 단계를 유럽증시가 주도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MSCI 올컨트리월드지수(ACWI)에서 유럽에 대한 헤지펀드 투자 비중은 지난주 5.8%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매도 포지션이 줄어든 것이 유럽증시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개선됐음을 보여줬다. 지난해 말 기준 유럽증시의 매도 포지션 전망치는 전체 시가총액의 0.2% 미만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는 적어도 최근 10년 새 가장 낮은 수치다. 전망치는 올해 들어서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 이달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설문조사에선 펀드매니저들의 유럽 주식 할당이 2020년 6월 이후 가장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범유럽증시 벤치마크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3월에만 약 4% 상승하며 뉴욕증시 벤치마크 S&P500지수를 웃도는 상승세를 보였다. 최근 독일과 영국이 장기적 경기침체를 피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경제성장 반등으로 기업 실적이 개선되면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헤지펀드가 미국이 아닌 유럽에 집중하는 이유는 유럽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미국 주식이 지나치게 비싸졌다는 불안감도 한몫한다. S&P500지수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10.66% 상승했다. 이는 2019년 이후 5년 만의 최고 성적이다. 같은 기간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5.5%, 11% 올랐다. 이에 3대 지수 모두 사상 최고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뉴턴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폴 브레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 주가는 충분히 책정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랠리 이후 경쟁과 규제로 인해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유럽 주식이 미국보다 나은 실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에는 분명히 이유가 있다”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는 S&P500지수의 연말 목표치를 종전 5200으로 유지하면서도 부정적 시나리오에선 4500으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빅테크 실적에 대한 시장의 지나친 낙관론에 따른 붕괴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 등 두 가지를 변수로 언급했다.

골드만삭스의 피터 오펜하이머 투자전략가는 “유럽에서 기준금리 인하와 연착륙 가능성에 따라 (미국 밖) 랠리 기회가 커지고 있다”며 “미국 기술주는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더 나은 밸류에이션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미국증시를 사로잡은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S&P500지수의 행운은 점점 더 비싼 기술주에 의존하고 있다”며 “비싸진 미국증시는 닷컴버블의 기억을 소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 고평가에 부담을 느끼고 올해 상승세에도 밸류에이션이 미국보다는 낮은 유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톡스유럽600 종목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14배로 장기 평균보다 약간 높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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