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신용대출 금리 한껏 낮아졌지만…더 높아진 ‘커트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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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銀 이자율 1년 만에 0.89%P↓

차주 신용등급 926점까지 높아져

고금리 속 부익부 빈익빈 가속화

신용대출 금리 이미지. ⓒ연합뉴스 신용대출 금리 이미지. ⓒ연합뉴스

국내 5대 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금리가 한 해 동안에만 1%포인트(p) 가까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동시에 대출이 가능한 커트라인은 더 높아지면서 고신용자들의 전유물이 된 모습이다.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는 고금리 충격 속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한껏 몸을 움츠리면서, 신용대출을 둘러싼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1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개 은행이 신규 취급한 개인 신용대출의 평균 금리는 5.61%로 전년 동월 대비 0.89%p 떨어졌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이자율이 5.27%로 같은 기간 대비 1.05%p 하락하며 조사 대상 은행들 중 최저를 기록했다. 우리은행 역시 5.39%로, 하나은행은 5.46%로 각각 1.04%p와 0.90%p씩 해당 수치가 낮아졌다. 농협은행도 5.79%로, 국민은행은 6.13%로 각각 0.93%p와 0.52%p씩 개인 신용대출 금리가 떨어졌다.

5대 은행 개인 신용대출 평균 금리 추이. ⓒ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5대 은행 개인 신용대출 평균 금리 추이. ⓒ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이처럼 신용대출 이자율이 하강 곡선을 그린 배경에는 점차 금리가 낮아질 것이란 시장의 기대감이 깔려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기준금리 인하가 가시화할 것이란 관측에 대출 이자율의 기반이 되는 각종 채권 금리가 미리 떨어지고 있는 영향이다.

특히 최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금리 인하가 멀지 않았다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이런 흐름에는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파월 의장은 이번 달 7일(현지시간) 상원 청문회에서 금리 인하를 시작하는 데 필요한 확신을 가지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대출을 받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자가 저렴해져도 이런 이익을 실제로 누릴 수 있는 소비자는 오히려 더 적어졌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5대 은행에서 지난 1월 신용대출을 받아간 개인들의 신용점수는 코리아크레딧뷰로 기준 평균 926점으로 1년 전보다 11점 높아졌다.

은해별로 봐도 상황은 대부분 마찬가지였다. 우리은행은 939점으로, 하나은행은 932점으로 각각 19점과 23점씩 개인 신용대출 차주의 신용점수가 상승했다. 신한은행 역시 930점으로, 농협은행도 922점으로 각각 14점과 32점씩 해당 점수가 올랐다. 국민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차주 신용점수가 907점으로 34점 낮아졌다.

이는 대출 연체에 따른 위험을 축소하려는 은행권의 움직임 때문으로 풀이된다. 높은 금리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돈을 갚는데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아지자, 대출 문턱을 높이는 방식으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이 가계 일반대출에 대해 예상한 올해 1분기 신용위험 지수는 28에 달했다. 이 수치가 플러스(+)면 관련 대출의 신용위험이 늘어날 것으로, 마이너스(-)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한은은 “가계의 신용위험은 대출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 증대 등으로 높은 수준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 이자율이 낮아지고 있지만, 누적된 고금리 여파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당분간 은행들이 대출 태도를 눈에 띄게 완화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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