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해외투자 역대 최대…금리 균열 가능성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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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 유가증권 자산 68조 육박

역대급 고금리 타고 ‘확대일로’

한-미 역전 완화 관측에 ‘촉각’

해외투자 이미지. ⓒ연합뉴스 해외투자 이미지. ⓒ연합뉴스

국내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과 주식 등 유가증권 가운데 외화 자산이 역대 최대 규모까지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역대급 고금리 정책으로 글로벌 자산운용의 이점이 커지자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이런 와중 유래를 찾기 힘든 한국과 미국 사이의 금리 역전이 해외투자의 원동력이 돼 온 가운데, 조만간 이런 흐름에 균열이 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은행권의 셈법은 더욱 분주해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20개 은행 전체의 은행계정 기준 외화 유가증권 자산은 67조95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 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은행별로 보면 하나은행의 외화 유가증권 자산이 11조9291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29.0% 증가하며 최대를 기록했다. KDB산업은행의 해당 금액 역시 11조7059억원으로 7.7% 늘며 뒤를 이었다. KB국민은행의 외화 유가증권 자산은 10조9622억원으로 2.6% 줄었지만 여전히 10조원을 웃돌았다.

이밖에 ▲신한은행(8조8566억원) ▲우리은행(7조1763억원) ▲IBK기업은행(5조6477억원) ▲NH농협은행(3조5798억원) ▲한국수출입은행(3조3739억원) ▲SC제일은행(1조9698억원) ▲한국씨티은행(1조7168억원) 등이 외화 유가증권 자산 액수 상위 10개 은행에 이름을 올렸다.

외화 유가증권 자산 규모 상위 10개 은행. ⓒ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외화 유가증권 자산 규모 상위 10개 은행. ⓒ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은행권이 이처럼 해외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배경에는 미국 달러화 등 변동성이 적은 선진국 관련 안전 자산에 대한 수요가 자리하고 있다. 치솟는 금리의 충격파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어느 정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대상을 찾는 분위기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통화정책이 이런 흐름을 한층 부채질하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달러화 자산의 투자 메리트가 더욱 부각되는 형국이다.

연준은 지난해 7월 기준금리를 5.25~5.50%로 올린 뒤 지금까지 동결을 이어오고 있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우리나라 사이의 기준금리 격차가 역대 최대인 2.00%까지 벌어진 채 유지되고 있는 현실은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한미 금리 차가 해외투자 확장을 유도하는 요인이 될 수 있어서다.

한은도 가파른 금리 인상을 단행했지만 연준을 쫓기에는 속도차가 상당했다. 한은은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중 7월과 10월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른 현재 한은 기준금리는 3.50%로, 2008년 11월의 4.00% 이후 최고치다.

앞으로의 관건은 미 연준의 금리 인하 타이밍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연일 통화정책 긴축을 강조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오는 3월 인하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한미 금리 차이가 줄면서 해외투자에도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인하도 미 연준이 보다 큰 폭으로 앞서가고 한은이 이를 뒤따르는 형태가 되면서 양국 사이의 금리 차이가 추세적으로 좁혀질 것”이라며 “이는 해외투자 수요를 다소 축소시킬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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