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이 무수한 꽃의 세계에서 가을에 어울리는 향은 신비롭거나, 강렬하거나. 막 피기 시작한 프리지아, 벚꽃 봉오리보단 만개한 장미, 튜베로즈, 아이리스 같은 성숙한 플로럴 향이다. 하지만 쌀쌀하고 건조한 날 흐드러지게 핀 열대 꽃 향으로 휴가 기분을 느껴도, 오히려 차가운 바람 같은 꽃 향으로 비극 속 주인공이 돼 봐도 좋다.
가을엔 새콤달콤한 과즙이 폭발적으로 터지기보단, 아뮈즈 부슈처럼 입맛 돌게 하고 곧 존재감 강한 꽃들의 경연으로 이끄는 향이 주로 출시된다. 베이스 노트로 광범위하게 활약하는 머스크지만, 더욱 풍부하게 써 꽃이나 과일 타르트 같은 폭신함을 표현하기도 한다.
꽃에 나뭇가지를 더한 플로럴 우디 향은 가을이 제철. 샌달우드, 시더우드, 가이악우드 등 나무 향이 플로리스트 작품으로 장식된 호텔 로비처럼 고고한 분위기를 내기도 하고, 꽃의 화려함, 발랄함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성별과 무관하게 쓸 수 있는 젠더리스 향으로 변신시키기도 한다.
앰버그리스(용연), 머스크, 앰버, 레더처럼 유혹적인 향, 쿠민, 클로브, 스타아니스처럼 군침 도는 향 모두 추운 계절에 꽃 향을 잘 받쳐 주고, 지속되게 해주는 앰버리 향이다. 하지만 중동에서 유독 사랑받는 만큼, 익숙지 않은 극동 아시아인에겐 너무 독하거나 제대로 못 느끼는 경우도 많다. 화이트 머스크, 스웨이드 어코드 같이 은은한 ‘살 냄새’나 바닐라, 핑크 페퍼, 시나몬 등 따뜻한 느낌 향신료를 살짝 더한 정도가 대중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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