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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기술 연구개발에 10년 간 47조 투자

현대자동차그룹에서 만드는 자동차는 앞으로 달라질 것이다. 차 안에서 편안하게 영상도 보고, 게임도 하고, 쇼핑도 하는 그런 차.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다품종 소량 생산되는 차. 도로뿐 아니라 하늘을 날아다니는 차. 현대차그룹은 회사가 미래에 내놓고자 하는 이러한 차량을 현실화하고자 연구개발(R&D)에 진심을 다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올 6월 있었던 ‘2023 CEO(최고경영자)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올해부터 2032년까지 총 10년간 R&D 분야에 47조4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아의 경우에는 이에 앞선 올 4월에 ‘2023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2023년부터 2027년까지 5년간의 투자액 32조 원 중 미래 사업 비중을 45%로 잡을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현대차와 기아 모두 ‘미래 먹거리’를 위해 막대한 돈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현대차는 미래 자동차 분야에서 업계를 선도하는 기술력을 보유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고도화된 자율주행 차량의 개발을 위해선 2020년 3월 지분을 50% 투자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인 ‘모셔널’을 설립했다. 모셔널은 올해 안에 전기차인 아이오닉5를 기반으로 무인 로보택시 사업을 개시할 계획이다. 이를 시작으로 향후 전 세계 중요 거점에서 순차적으로 로보택시 사업을 넓혀 나가겠다는 전략을 짰다.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개발을 위해선 지난해 8월 ‘포티투닷’을 인수했다. 계열사인 포티투닷에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 역할을 맡겨 SDV 기술 개발에 집중하도록 했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모든 차량을 SDV로 전환할 계획이다.

고객 맞춤형 다품종 소량 생산이 특징인 ‘목적기반차량’(PBV)을 위해서는 기아가 경기 화성시에 PBV 전용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2025년 양산이 목표다.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분야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연구·개발 전담 법인인 ‘슈퍼널’을 2020년 미국에 설립했다. 슈퍼널은 AAM 기체를 개발하는 동시에 관련 생태계도 함께 구축해 AAM의 안정적인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기업의 경계를 넘어 아이디어와 기술을 공유하는 개념인 ‘오픈이노베이션’에 2017년부터 2023년 1분기(1∼3월)까지 200여 개 이상 스타트업에 1조3000억 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이 수치는 모셔널이나 슈퍼널 등 굵직한 해외 투자는 제외한 수치다.

또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사내 스타트업’을 통해선 총 30개의 스타트업이 분사하기도 했다. 이들의 누적 매출액은 2800억 원, 신규 채용 인력은 800명 이상이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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