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국내에서 고객서비스 업무를 담당했던 김지섭 부사장이 메르세데스벤츠 미국법인(USA) 고객서비스부문 총괄로 부임했다고 25일 밝혔다. 벤츠코리아 소속 한국인 중 해외 주요 법인 총괄급 첫 승진 사례라고 한다. 김지섭 총괄은 앞서 독일 본사 해외시장관리 1본부장직을 거쳤고 이번에 다시 해외로 자리를 옮겼다.
메르세데스벤츠USA는 현재 디미트리스 실라키스(Dimitris Psillakis) 대표이사 CEO가 이끌고 있다. 실라키스 대표는 지난 2015년 9월부터 2020년 7월까지 벤츠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국내 부임한 후 이듬해에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만년 2위였던 벤츠를 처음으로 1위로 이끌었다. 이후 2019년까지 4년 연속 1위 자리를 유지했고 2018년에는 벤츠를 사상 처음으로 수입차 단일 브랜드 7만대 고지에 올려놨다. 일부 국내 완성차 업체보다 높은 연간 판매량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김지섭 총괄 역시 실라키스 대표를 도와 벤츠코리아 성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지섭 총괄은 실라키스 대표가 미국으로 자리를 옮긴 후 벤츠코리아 대표이사 사장 직무대행을 맡기도 했다.
실제로 실라키스 벤츠USA 대표는 미국에서도 벤츠코리아 직원들의 업무 방식을 선호했다고 한다. 현지에서 진행하는 회의에도 화상회의 방식으로 벤츠코리아 직원을 참여시킨 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업무를 처리하는 벤츠코리아 직원들의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김지섭 총괄은 지난 2015년부터 벤츠코리아 고객서비스부문을 진두지휘했다. 고객 관점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적시에 운영했다. 대표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기에는 고객 안심 프로그램을 도입해 서비스센터 내방 편의를 끌어올렸고 픽업&딜리버리 서비스를 확대하기도 했다. 벤츠코리아를 한국품질만족지수 조사 수입차 AS부문 1위로 이끌기도 했다. 작년까지 벤츠코리아는 7년 연속 해당 부문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현재 벤츠코리아는 토마스 클라인(Thomas Klein) 대표이사 사장이 이끌고 있다.
벤츠USA는 김 총괄이 벤츠코리아에서 쌓은 고객 중심 철학과 노하우를 미국 시장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에 벤츠USA는 최고재무총괄(CFO)을 비롯해 총괄급 임원 3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김지섭 총괄도 이번 인사에 포함된 것이다.
김 총괄은 지난 1999년 연세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후 2002년 벤츠코리아에 입사했다. 이후 영업과 마케팅, 제품전략기획, 고객서비스 및 부품 영업, 마케팅 등 요직을 두루 맡았고 2015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벤츠코리아 대표이사 사장 직무대행을 수행한 후 2021년에는 독일 본사에서 근무했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김 총괄 승진 인사는 메르세데스벤츠그룹 내 글로벌 4위 시장으로 거듭난 한국 시장에 대한 이해의 중요성과 벤츠코리아에서 중책을 맡았던 직원들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한국 시장의 가파른 성장으로 한국인 직원들의 위상이 높아진 것으로 향후 한국인이 글로벌 시장에 기여할 기회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