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차만 파는 게 아니다”… 전 세계 상용차 판도 흔들 기아의 ‘비밀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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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송호성 사장이 대형 전동화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더 기아 PV7’ 공개를 계기로 “이제 PBV의 본게임이 시작된다”고 선언했다. 현재 300개 이상 기업과 공급 협상이 진행 중이며, 협상 물량만 1만7천대를 넘어섰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하노버 IAA 2026, PV7 세계 최초 공개
송호성 사장은 9월 14일(현지시간)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계 최대 상용차 박람회 ‘IAA 트랜스포테이션 2026’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PBV 비즈니스 현황을 공개했다. 그는 “PV5를 포함해 현재 약 4천대가 대기 중이고, 협상하고 있는 물량도 1만7천대 이상”이라며 “300개 이상 회사와 협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PV7은 지난해 유럽에 출시된 PV5에 이은 기아의 두 번째 전용 전동화 PBV다. 기아는 이날 행사에서 PV7을 세계 최초로 공개하며 대형 전기 상용밴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460km 주행·350kW 초급속 충전

PV7 롱 모델의 차체 제원은 전장 5,350mm, 전폭 1,995mm, 전고 1,990mm, 휠베이스 3,500mm다. 최대 8.0㎥ 수준의 적재 공간을 갖췄으며, 화물 적재 바닥 높이를 550mm로 설계해 상·하차 편의성을 높였다. 적재 가능 중량은 약 1.2톤이다.
파워트레인은 71.5kWh 표준형과 96.2kWh 장거리형 NCM 배터리 두 가지를 제공한다. 최대 출력 200kW, 최대 토크 420Nm의 전륜구동 단일 모터 구성이며, 800V 아키텍처 기반으로 최대 350kW DC 초급속 충전을 지원한다. 장거리형 모델의 경우 유럽 WLTP 기준 1회 충전 시 46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며,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약 20분대가 소요된다. 전면·측후방에 듀얼 충전 포트를 배치했고, V2L(차량-부하) 기능도 지원한다.
바디 구성은 카고(컴팩트·롱·하이루프)와 패신저(컴팩트·롱)로 나뉘며, 패신저 모델은 7인승·9인승·11인승 옵션을 제공한다. PV5와 동일 계열의 기아 전용 PBV 전기 플랫폼 E-GMP.S가 적용됐다.
’80만대 M-Van 시장’…에코시스템 없이는 안 된다
송 사장은 PV7이 진입하는 미드사이즈 밴(M-Van) 시장이 경상용차(LCV)의 메인 시장으로 연간 약 80만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큰 시장이지만 만만치 않고, 특히 상품만 가지고 판매하는 시장이 아니라 에코시스템을 잘 구축해야 팔리는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에코시스템은 차량 판매에 그치지 않는 B2B 토털 솔루션을 의미한다. 충전 인프라 설계부터 차량 관제·운행 데이터 분석, 특수 인테리어(냉장·리프트·장애인 접근성 등), 금융·리스·보험 패키지까지를 포함한 통합 서비스가 핵심이다. 특히 PV7처럼 대형 딜리버리 밴은 유통·택배 대형 업체의 업무 프로세스와 깊이 연결되는 만큼, “결국 엔드유저(최종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사양을 얼마나 갖추느냐가 성공의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 송 사장의 설명이다.
PV7를 먼저 출시하지 않고 PV5 다음 순서로 배치한 전략적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송 사장은 “PV7이 속한 시장의 경쟁이 그만큼 치열하기 때문에 PV5를 먼저 론칭하고 이후에 론칭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기아는 PV5를 먼저 시장에 내보내 B2B 플릿 시장에서 신뢰와 레퍼런스를 쌓은 뒤, 이를 발판 삼아 더 격전지인 M-Van 시장에 뛰어드는 2단계 전략을 택한 셈이다.
PV5, 유럽 시장 점유율 30.4%로 1위…레퍼런스 확보

이 전략의 전제가 되는 PV5의 실적은 이미 가시적이다. 지난해 말 유럽에 출시된 PV5는 2026년 상반기에만 1만3,603대가 팔리며 유럽 C-세그먼트 전기 밴 시장 점유율 30.4%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는 Ford·Mercedes·Stellantis 등 기존 LCV 강자들이 장악하던 유럽 상용 전기밴 시장에서 기아가 빠르게 안착했음을 보여주는 성과다.
기아는 현재 스웨덴 설비 서비스 업체 브라비다(약 400대), 영국 교통약자 모빌리티 리스차량 공기업 모타빌리티(약 300대), 핀란드 엘리베이터 기업 코네(약 300대) 등과 PV5를 포함한 PBV 공급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북유럽과 영국을 중심으로 다양한 업종의 B2B 고객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며 초기 앵커 레퍼런스를 쌓고 있는 것이다.
2027년 하반기 국내·유럽 선출시 후 23개 파생 모델 순차 투입
기아는 2027년 하반기 국내와 유럽 시장에 PV7 패신저·카고 롱 모델을 우선 출시한 뒤, 글로벌 시장에 파생·컨버전 모델 23종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다양한 바디와 목적에 맞춘 23종의 파생 모델은 기아가 강점으로 내세우는 ‘플렉시블 바디 시스템’을 활용한 맞춤형 상용 모빌리티 라인업이다.
지역별 출시 전략도 명확하다. 송 사장은 “미국은 드라이빙 거리가 길어 배송 용도의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기 쉽지 않은 지역이기 때문에 현재 타깃으로 하지 않고 있다”며 중동·아시아태평양 등 다른 지역에는 PV7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