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론화 한지 1년이 넘어도
소식 없는 불법 주정차 단속
시민들의 불만은 폭발 직전
전라북도 전주시에서 물류업자로 일하고 있는 A씨는 요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물류업자라는 직업의 특성상 큰 차를 몰고 다녀야 할 일이 많은데, 자주 드나드는 도로가 불법 주차로 인해 통행이 불가능할 수준이기 때문이다.
한쪽 차선을 통째로 점거한 차들 때문에 도로는 기능을 상실했고, 이제 일반 시민들도 이곳을 주차장이라고 인식한 듯 불법 주차 문제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예전부터 이곳 도로를 이용해 왔던 A씨는 결국 참지 못하고 구청의 담당자에게 연락을 걸었지만, 담당자의 반응은 영 미덥지 못했다.
문제 해결을 약속한 이후로도 몇 차례나 민원을 넣었지만 바뀌는 건 없었고, A씨의 분노는 이제 폭발하기 직전에 이르렀다.
A씨는 “‘나도 괜찮겠지’라는 생각 때문에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이라면서 “구청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호소했다.
이처럼 불법 주차 문제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건만, 정작 앞장서서 문제를 해결해야 할 당국은 깜깜무소식이다.
“도로만 지킬 수는 없는 노릇”… 불편한 시민, 답답한 구청
A씨가 자주 드나든다는 도로는 전주세무서의 뒤편으로, 전주세무서 일대는 민원인과 직장인들로 항상 주차 공간이 부족했던 공간이다.
그러나 약 2021년 무렵부터 불법 주차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A씨를 비롯한 사람들이 민원을 제기했으나,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별다른 해결책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이에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매주마다 ‘전주세무서 근황’이라는 제목으로 전주세무서 일대의 도로를 촬영한 사진이 올라오고 있다.
글쓴이 B씨는 A씨에게서 공론화를 부탁 받아 이용자가 많은 온라인 커뮤니티의 게시판을 통해 사진과 함께 글을 게재하고 있다고 밝혔다.
B씨는 “전화로 이중주차 단속을 요청해도 일주일이면 원상복구 된다”면서 “단속해달라는 전화만 수십 번 한 것 같다”고 말했다.
B씨가 처음으로 글을 올린 것은 2023년 2월로, 벌써 1년 6개월이 지났음에도 단속의 주체인 완산구청에서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시민들의 불만은 점점 거세져 가고 있지만, 완산구청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구청의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몰래 주차하는 차량을 전부 단속하기는 어렵다”면서 “단속반이 이 도로만 계속 지킬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주장했지만 조치가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만일 단속 인원이 부족하다면 단속 카메라를 설치하는 방법도 있지만, 구청은 단속 카메라 설치 또한 비용 문제로 어렵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에 설치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과연 이러한 약속이 정말로 지켜질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불편을 겪은 시민들과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카메라랑 중앙 분리대만 있어도 끝날 일인데”, “결국 근본적으로는 주차 공간 부족의 문제” 등의 반응을 보였다.